세 종류의 건반 반주자

예배찬양사역

세 종류의 건반 반주자
예배사역을 하면서 그동안 경험한 건반 반주자들을 떠올리면, 크게 세 종류의 반주자로 나눌 수 있다. 재밌는 것은 이들이 음악 속에 있는 세 가지 요소에 따라 자신에게 강점이 있는 부분을 살려 연주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 음악의 요소 중 어느 한 요소도 소홀히 여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수준급 실력이라 하더라도, 자신만의 강점을 알고 있는 듯 연주 스타일을 보여 왔다고 생각된다.

그러면 세 종류의 반주자는 어떤 반주자를 말하는가? 나의 주관적 경험이라 뚜렷한 기준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자신이 반주자이거나 반주자와 함께 사역한다면 어디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자신에게 개발되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첫째는 선율에 강한 반주자.

선율이라 하면 ‘멜로디’와 ‘대선율’을 말한다. 피아노 솔로라면 모를까, 반주의 특성상 멜로디를 연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물론 편곡된 전주나 회중이 멜로디를 모르는 경우. 또는 강조가 필요한 부분에서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지만, 멜로디만 치는 반주자라면 아예 반주를 모르는 경우라 할 수 있다. (난 다행히 그동안 이런 반주자와 동역하진 않았다. ^^) 사실 멜로디는 찬양하는 회중의 것이다. 가사와 함께 그것을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표현이 바로 멜로디다. 따라서 회중을 무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주를 통해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면 선율에 강한 반주자란 무엇을 말하나? 그것은 대게 대선율에 강한 반주자를 말한다. 멜로디 선율이 존재하고 있기에 이 선율과 동시에 표현되더라도 부대낌이 없는 또 다른 선율이 대선율이다. 여러 개의 선율이 동시에 마주하며 연주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감탄이 나오는 악보에도 없는 선율을 말한다. 그러나 스트링이나 일렉 기타의 합주가 일어나는 상황이라면 대선율 역시 제한을 받게 되고, 건반 반주자의 실력이 어김없이 드러나는 순간이 된다. 대선율을 완벽하게 연주하는 반주자를 만난다는 것은 그 자체가 감동이라 생각한다.

둘째는 화음(화성)에 강한 반주자.

‘화음’은 음을 수직적으로 쌓은 상태이며 ‘화성’은 이 화음들의 연결을 말한다. 화음의 뿌리가 되는 ‘1음’ 또는 ‘근음’은 주로 베이스 라인으로, 밴드 합주 시 베이스 기타가 활용하게 되지만, 건반 반주일 경우에도 매우 중요한 화음으로 활용될 수 있다. 교회의 규모가 작고 봉사자가 적을 경우 건반 악기로 베이스 부분을 함께 처리해야 할 경우가 많을 수 있는데, 이 때 베이스음만으로도 음악의 상당한 부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피아노와 기타 또는 피아노와 플롯 정도의 합주라면 당연히 베이스 라인은 피아노의 몫이 되고 화음 전체를 주도해 가는 악기가 되는 것이다. 화음은 리듬과 같이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메이저 화음을 마이너 화음으로 변화를 주게 되어 슬프거나 기쁜 분위기로 반전시키기도 한다. 대게 실험정신이 강하거나 편곡에 능한 반주자인 경우 화음과 화성에 변화를 주어 풍성한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합주의 경우는 충분한 사전 준비가 되어 있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화음(화성)에 목을 매는 반주자는 합주를 최대한 줄이고 곡 역시 제한해 동역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된다.

셋째는 리듬에 강한 반주자.

지난 20년간 교회 음악에 있어서 리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전통적인 교회음악이 변해가고 있기 때문인데, 이 부분의 상당한 역할을 바로 리듬이 영향을 주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박자는 일정하게 규칙을 유지해야 하지만 박자로 이루어진 리듬은 그렇지 않다. 길고 짧은 음이나, 쉼표를 넣을 수도 있고, 몇 개의 리듬이 반복될 수도 있다. 물론 상당수의 교회는 건반 위주의 반주로 음악이 표현되고 있는 경우로 리듬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실험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리듬의 기본적인 역할은 음악을 맛깔스럽게 만들며 흥을 돋우는 역할이다. 때로는 빠르고 경쾌하게 하여 춤을 추게 만들고 때로는 여유로우면서도 유아하게 만들게 한다.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거리고 몸이 저절로 움직여져 때로는 빠르거나 느리게, 때로는 강하거나 약하게 만드는 것이 리듬이다. 음악이 흘러가면서 움직인다는 것은 바로 이 리듬 때문이다. 리듬을 활용할 수 있는 반주자는 교회 음악의 폭을 상당히 넓혀가는 일에 쓰여 질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언급했지만, 음악의 기본 요소는 그 어느 것도 배제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반주에 있어서도 그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본인의 강점을 살리되, 교회의 음악적 표현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반주자의 모습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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