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전 준비해야 할 1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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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전 준비해야 할 12가지
기윤실의 조사 내용에 의하면, 한국 교회 목회자들은 설교 한편을 위해 평균 5시간 이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1주일에 평균 3회 이상 설교하는 목회자가 67%가 되고, 10회 이상 설교를 한다는 응답도 58%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수의 14%는 설교 준비에 20시간 이상을 사용한다는 결과도 나왔는데, 흥미로운 것은 설교준비에 15시간을 투자해도 만족을 못한다는 점이었다.

한국 교회 목회자들은 설교 준비를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왜 이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일까? 이는 단순히 효과적인 설교가 아니라 내가 바른 설교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또한 설교가 단순히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고 삶에 적용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것이라는 점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설교에 대한 효율성을 강조하는 기능적인 접근도 경계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신비적이고 영적인 접근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교자는 신적대리자가 아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한사람이며, 그러기에 ‘인격을 통한 진리의 전달자라는 생각으로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을 가졌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는다. 그러면 설교자가 강단에 서기 전에 해야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이 글에선 설교 준비의 구체적인 방법론이 아닌 설교하는 자의 자세에 초점을 맞추려한다.)

첫 번째, 건강을 위한 노력과 마음의 평안함을 유지할 것

설교자와 청중은 단순히 말로 연결되어지는 관계가 아니다. 청중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설교자를 환영한다. 설교자가 자기의 내면 이미지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외적 이미지와 인상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육체의 건강을 위한 정기적인 운동도 필요하고 설교자의 내적인 건강 즉 ‘온유한 심령, 진실성, 겸손과 우수성’의 자질 역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청중은 자신의 전인적인 삶에 도움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런 의미에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 설교자가 제격이라 할 수 있다. 설교자가 웃으면 설교 수용성이 높아진다는 말도 있다.

두 번째, 인격적 관계의 출발점인 가족을 잘 돌볼 것

통계청이 발표한 ‘여성의 삶’이라는 보고에서 따르면, 미취학 자녀 2명이상을 둔 25~44세 여성은 하루 중 4시간 44분을 가족에게 할애한다고 한다. 반면 남성은 67분을 할애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물론 남녀 간의 역할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설교자는 인격적 관계의 기초인 가족을 아끼고 돌보는 자가 되어야 하고, 나아가 자신이 말씀으로 섬길 사람들과의 관계에 마음을 쏟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설교가 설교자와 청중 사이의 인격적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설교자의 가정생활은 설교의 신뢰도를 높인다.

세 번째, 정기적으로 교인들을 만나, 그들의 삶의 형편을 살필 것

한국에서는 설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심방이라고 한다. 때로 심방사역에 대한 태도가 곧 목회자의 목회적 열정과 성실성을 판단하는 기준처럼 인식되기 때문일 것이다.(물론 과도한 기준이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심방 사역은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사역으로서의 심방인 경우가 많다. 일부이긴 하지만 심방을 통해 자신의 문제가 목회자에게 옮겨진다고 생각하는 신자들도 있다. 그러나 긍정적 차원에서 설교가 일상생활과 매우 동떨어져 있어선 안 된다는 점에서, 심방은 설교를 위한 기초자료이며 동시에 필수자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네 번째, 균형잡힌 영성생활을 추구할 것

예수님은 천국과 영원한 영생 뿐 아니라 동시에 예수님은 현실 속에서 경험하는 풍성한 삶을 말씀하신다. 풍성한 삶은 이생에서 누리는 삶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Here and Now)서 누리는 삶을 의미한다. 관계 지향적이셨던 예수님의 영성을 배워야 한다. 예수님은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자신, 자연, 그리고 현실과의 관계 속에서의 영성을 추구하셨다. 우리에겐 물처럼 스며들면서도 불처럼 강하게 역사하는 영성이 필요하다. 날카롭게 말씀으로 수술하면서도 따뜻한 햇볕처럼 가슴을 녹이는 사랑도 필요하다. 설교자가 추구하는 영성을 설교에 반영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설교의 내용과 주제에 대해 하나님과 상의할 것

설교에 있어서도 기도가 방법이다. 기도가 방법이 된다는 것은 매일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과 교제하며 그의 뜻을 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도는 절대 일방통행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설교자는 설교에 관하여 늘 하나님의 의도를 반영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방향성을 갖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재로 하나님께 묻고 상의하는 것이다. E.M.바운즈는 ‘사람들에게 말하는 설교자의 능력은 사람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말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으며, 기도 골방에서 열심히 쟁기로 갈지 않는 사람은 설교단에서 아무런 열매도 맺지 못한다’고 했다.

여섯 번째, 설교의 방향과 관련해서 동역자들과 나눌 것

대부분의 교회에서의 설교는 깜짝쇼가 되는 경우가 많다. 마치 강단 외에서는 아무에게도 미리 공개되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나는 동역자들이 함께 듣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길을 제안하고 싶다. 사실 알고 보면 목회 동역자들은 지역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기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정기적인 설교에 참여하고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설교에 기여할 수 있는 시각을 가진 자로, 설교 이후에 그 결과가 교인들의 삶에 나타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할 사역자들이 아니겠는가! 특히 이를 통해 큰 방향성을 갖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일곱 번째, 설교 준비를 위한 기본 과정에 충실할 것

설교 본문을 결정하고, 본문을 연구 및 초고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며, 본문을 주석적 관점과 그것의 발전을 파악하기 위해서 각 부분을 연결시키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어 세 가지 발전적 질문 즉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사실인가? 그것이 무슨 변화를 가져오는가?’란 질문을 통해 주석적 관념을 내어 놓는다. 청중의 지식과 경험을 비추어서 석의적 관념을 고찰하고, 가능한 가장 정확하고 쉬운 문장으로 만드는 것 역시 필요하다. 이어 ‘왜 본문이 기록되었으며 처음 독자들에게 기대했던 것은 어떤 것이었나?’라는 질문을 통해 설교의 목적을 결정한다. 준비 과정의 후반부는 설교의 개요와 요점을 설명해 주거나 적용시켜 주는 보충자료로 개관을 채운 후, 설교의 서론과 결론을 준비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여덟 번째, 설교 본문을 충분히 묵상할 것

설교를 위한 기본 준비 과정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나는 그것은 바로 설교자가 하나님의 말씀과 대면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묵상은 가장 안전한 하나님과의 교제의 길을 제공한다. 그리고 묵상은 하나님과 홀로 있게 만든다. 그러기에 묵상은 넘치는 설교자료 이상의 가치가 있다. 묵상이 빠진 설교는 내용의 탁월함과는 상관없이 이미 설교자의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성육신 되지 못한 말씀은 아무런 능력이 없다. 그저 감동만 주려고 한다면 묵상은 필요 없다. 그러나 변화를 주도하는 말씀은 묵상을 통한 기름부음이 필수적이다. (묵상의 시간에서는 인터넷의 유혹과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

아홉 번째, 말씀 앞에서 몸부림치는 시간을 가질 것

누구나 자신의 가치관과 삶의 현실이 충돌할 때 고민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설교자는 최소한 두 대상, 즉 자신과 교회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는 설교자 자신과 관련하여 선포해야 할 말씀 앞에서 무너져 있는 삶의 태도와 모습에 대해 변화를 위한 몸부림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신이 믿고 붙잡고 가던 교회론에 걸 맞는 결과를 교회 속에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감이 필요하다. 회개의 눈물 가운데 그 말씀 앞에 굴복할 수 있다면 성령님의 강한 능력과 임재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또한 먼저 실천해 보면서 말씀의 진리 됨을 경험하는 과정 역시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열 번째, 우선 스스로에게 적용해 볼 것

존 스토트는 ‘설교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설교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심자가 사건을 먼저 경험하고 인격적으로 그리스도를 알아가는 가운데 선초하고 증언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설교 준비함에 있어서 지름길로 가지 말아야 한다.’고 했던 것 역시, 이와 관계가 없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 교회의 많은 문제는 목회자, 설교자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교자가 병들면 그 교회는 건강할 수 없다. 말로가 아니라 삶으로 증명되는 것이 진짜다. 오늘날도 변함없는 진리의 말씀인 것을 설교자 스스로가 증명해 보일 수 있다면, 우리에겐 분명 희망이 있다.

열한 번째, 분명한 설교 주제와 매력적인 설교문을 준비할 것

매주 두 번씩 뉴욕시 제5번가 장로교회를 넘치도록 채우며, 청중들을 사로잡곤 했던 존 헨리 조웨트 목사는 "우리가 설교의 주제를 수정처럼 맑게, 또 간략하고 함축성 있는 문자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는 어떠한 설교도 전파할 준비가 된 것이 아니요, 원고에 옮겨서도 안 된다. 나는 그러한 문장을 얻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들며, 가장 열매가 많은 연구 작업이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적용을 위한 노력, 그리고 주제에 대한 치밀한 논리적 접근, 감동적인 예화를 통한 감성적 터치 그리고 정련된 전달의 수사기법과 스피치 능력 등 설교(문)의 미학에 도전하는 설교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열두 번째,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확신을 가질 것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자칫 회중을 꾸짖거나 잘못을 들춰 비판한다는 이미지를 갖기 쉽다. 그러나 현대 그리스도인들의 치부와 문제를 고발하면서도, 감정적인 거부감 없이 회중들로 자기를 돌아보며 스스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도록 하는 설교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동원 목사는 “설교는 전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여야 하지만 동시에 땅의 옷을 입고 땅의 언어로 들려져야 한다.”고 했다. 땅의 언어로 들려져야 한다는 말은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모든 노력을 일컫는 것이다. 설교는 하나님과 그리스도에 대하여 증거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교자의 음성이나 표정, 그리고 제스쳐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의 태도로 임할 것을 격려하고 싶다.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벧전4:11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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