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귀는 열 개입니다 - 손희선

we뉴스


제 귀는 열 개입니다 - 손희선

저는 청력이 좋지 않습니다. 일반인 청력의 5-60% 정도밖에 못 듣습니다. 고막 뒤에 고질적으로 물이 차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이비인후과에 가서 고막을 찢고 물을 빼내는 수술을 받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고막을 찢을 때 너무 아파서 마취를 했는데 지금은 그냥 찢고 수술을 받습니다.
남아공에서 영어를 배울 때 저는 말하는 것(Speaking)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당시 저는 성문기본영어에 나오는 모든 예문을 외우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뭔가 하려는 얘기가 있으면 그것을 말하고 전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리스닝(Listening)이었습니다. 청력이 약하다보니까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캐치해 내지 못했습니다. 이 때 저의 약한 청력을 보완해 준 사람이 바로 제 아내였습니다. 제 아내는 리스닝이 좋았습니다. 상대방이 하는 얘기를 잘 듣고 제게 내용을 전달해 주면 저는 제 아내의 입을 대신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그렇게 저와 아내는 실과 바늘처럼 늘 함께 다녔더라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요사이 저의 귀를 대신해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바로 “부교역자들”이십니다. 저는 잘 안 들리는데 이분들은 제가 설교를 녹화하면 거기서 ‘기계음이 들린다. 고주파 소리가 들린다. 하울링이 울린다.’ 등 섬세하게 소리를 알아 듣고 보다 나은 소리로 설교가 출력되도록 협업(協業)을 펼치고 계십니다. 전에는 제 귀가 두 개였는데 지금은 제 귀가 족히 열 개 이상은 된 것 같습니다.
아직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러 방법들을 시도해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분명히 믿는 것은 점점 더 나아지리라는 것입니다. 귀가 두 개일 때보다 열 개가 분명 더 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때에 온라인 예배의 비중이 높아진 이때에 보다 나은 음향으로, 음질로 성도님들이 예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롬 10:17)고 했는데 보다 깨끗하고 안정적인 음질로 성도님들이 예배를 통해 은혜를 받으실 수 있도록 저희 교역자들이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소 서툴고 미흡한 점이 보이더라도 양해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구정 명절을 보내시겠지만 아무쪼록 가족들과 따뜻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혹여 먼 길을 오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안전하고 건강하게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기억하십시오. 혼자 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의 존재로 인해 기쁨과 감사가 두 배, 세 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
손희선 목사의 목회서신(396)
2021년 2월 4일 (목)


* 한 아내의 남편 / 쌍둥이 아빠 / 열린벧엘교회 담임목사 www.openbethel.com / 글과 사진은 손희선 목사님의 페이스북에서 퍼왔습니다.


최근글


새댓글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